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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차이

한국음식의 세계화를 꿈꾸며-2 "핏자와 떡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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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종류의 핏자


이 글은


"What is better than sex?" 섹스보다 즐거운게 있는데 그게 뭔지 알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 미국 할아버지의 달콤한 질문을 듣고 귀를 쫑긋 했으나 차에서 내려야 했기 때문에 그의 답변을 들을 수가 없었다. 대신 무얼까? 하고 한동안 생각해 볼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그래도 미국인의 답변을 듣고 싶어서 한 미국친구에게 내가 들었던 방송 이야기를 하면서, "What is better than sex?" 섹스보다 즐거운게 있는데 그게 뭔지 알어? 하고 물으니 웃으며
"그건 바로 핏자야." 라고 엉뚱한 대답을 하는 것이었다.
"왜?" 하자
"식어도 맛있으니깐."

솔직히 일년에 핏자를 손가락으로 셀만큼 먹는 나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이었다.
그 친구의 설명을 듣고서야 아아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졸업후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빈 냉장고 문만 열었다 닫았다 하는 동안 먹었던 핏자의 기억이 지금껏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럴 땐 식어도 맛이 있을 것이다.
내가 미국에 처음 와서 굶주릴 때 먹었던 대구머리로 끓인 찌게 맛만 했을까?

그런데 실제로 미국사람들에게는 이 핏자가 주(main or week) 음식이나 다름이 없다.
거의 날마다, 최소한 주에 한두번은 먹는다.
핏자의 종류도 참 다양하다.
아무 것도 넣지 않고 치즈만 녹인 플레인 핏자는 기본이고 그 플레인 위에 타핑을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 핏자의 종류가 다양해 진다.
치킨, 뻬뻬로니, 바베큐, 토마토, 레티스, 버섯, 새우, 야채  그리고 멕시칸, 타이....
그리고 다시 여기에 넣는 소스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진다.
오리지날은 이탈리아에서 왔지만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추어서 만들어서 판다.

지역에 따라 이민 인구의 인구분포에 따라 음식이 달라지기도 한다.
핏자집은 뉴욕의 어딜 가나 골목마다 있다.
핏자집도 크게 두가지 종류로 나누어진다.
딜리버리를 중점적으로 하는 핏자집과 가족들이 외식을 하는 장소이다. 
딜리버리를 하는 핏자집은 보통 우리나라의 분식집 같은 분위기이고 외식을 하는 곳은 주로 웨이터레스가 주문을 받고 서브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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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글 핏자

핏자 레스토랑이라고 부르는 이 곳은 한 가족이 외식을 하는 경우에도 다른 종류의 레스토랑 보다 음식 값이 싸서 주이시들이 주로 이용한다.
특히 주말에는 자리가 없다.
뉴욕에는 이 핏자집들이 돈 있는 주이시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므로 깔끔하고 실내 장식도 잘 해 놓은 곳이 많다.
파티장에서는 오르되브라는 음식이 메인 식사 전에 사람들의 입맛을 돋구기 위해 나오는데 주이시들은 특히 작고 담백한 쿠키만한 크기의 핏자 베이글(베이글 핏자)도 잘 먹는다.

이민 온 한국인이 미국에서 대부분의 세탁소(cleaner)를 운영하고 있는 것처럼 이 핏자 레스토랑은 이민 온 이탈리안들이 운영하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다. 참고로 하면, 한국인들 전에는 세탁소(cleaner)를 이 주이시들이 주로 했었다고 한다.





한국음식과 라볶이

이 핏자는 마치 떡볶이에다 라면을 넣은 상태의 우리음식 라볶이 같다.
어느날 한국 수퍼에 들러서 떡볶기와 라면을 요리해서 한 팩에 담아 둔 것을 보았다.
오랫만에 보아서 그 음식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지도 않았는데
보는 순간 그 음식이 더럽게 보였다. 
"아니, 저게 음식이야? 어떻게 저걸 먹는담?" 하고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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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음식 라볶이와 반찬들


배가 출출한 어느날 나는 다시 그 자리에 서서 그 음식을 보고 침을 꿀꺽 삼켰다.
갑자기한국의 포장마차에서 먹던 음식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집에 와서 떡볶이에다 라면을 넣고 라볶이를 만들어 먹고 남은 것을 따로 덮어 두었는데
아들녀석이 보고는 "아이 더러워 이게 뭐야?"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재미난 일은 아침에 일어 나서 보니 그것을 담아 둔 냄비가 텅텅 비어 있었다.
밤새 아들녀석이 한 톨도 안남기고 다 먹은 것이다. 
붉은 고추장 묻은 빈 접시만 덩그라니 식탁 위에 남아 있었다.

미국인들은 이 음식을 처음 보면 어떨까?
미국인들은 음식을 맛으로도 먹지만 눈으로도 먹는다.
그래서 우리가 먹는 떡볶이나 라볶이를 볼 경우에 그들에게는 이 음식이 고양이 밥으로 보인다.
사람이 먹는 음식으로 상상하기가 힘들다.
이것은 경험하지 않은 음식에 대한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다.
우리는 이미 그것을 맛있게 먹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것의 외형을 따지지 않고 맛으로만 먹을 수 있는 것이다.
남녀가 만나서 사랑에 빠지면 외모는 보이지 않고 맛으로만 서로를 그리워하는 원리와 같다.
우리는 경험에 의해서 우리 음식에 빠져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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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미국인들에게 우리 음식을 소개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먼저 그들에게 맛을 보이는 것이 우선이다.
소이 소스라고 부르는 간장과 고추장 맛을 미국인들이 한번 보면 정말 좋아한다.
특히 고추장 맛은 "뭔데 이렇게 맛있냐?"고 금방 묻는다.
그러나 너무 짜고 너무 매운 것은 피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음식을 보면 우선적으로 음식 하단이나 뒷면에 나온 Nutrition Fact를 먼저 본다.
처음 보는 음식의 재료나 성분(ingredient)이 무엇인가? 몸에 이롭고 해로운 영양소(nutrition)가 얼마만큼 들어 있는가?를 조목조목 따져서 그 음식을 섭취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습관을 어려서부터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무엇인지도 모르는 음식은 절대 먹지 않는다.
먼저 "이것은 무엇이냐?" "주성분이 무엇인가?" 를 묻는다.
고추장은 간장과 붉은 고추가 주성분이고 간장은 콩이 주성분이다. 이러다가 된장 메주까지 설명하다 보면 조금 복잡해 진다.
한국음식을 세계화 하려면 우리가 가진 음식을 있는 그대로 팔려고 하면 안된다.
그들의 입맛에 맞추고 그들이 원하는 조건에 맞추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바꿀 수 있으면 바꾸어야 한다.
그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핏자의 타핑처럼 넣고 실험을 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사진을 먹음직스럽게 잘 찍어서 내놓아야 한다.

nutrition: the process of providing or obtaining the food necessary for health and growth

ingredient: an ingredient is something that forms part of a mixture (in a general sense).
For example, in cooking, recipes specify which ingredients are used to prepare a specific dish.


한국에도 중국음식이 있느냐고 묻는 미국인에게 "응, 있다."고 대답했다가 생각해보니 그것은 중국 음식이 아니라 우리 한국음식이었다.
미국인이 묻는 이유는 중국인이 만들어서 파는 음식을 중국음식이라고 하는 것이다.
중국인이 파는 중국음식이 한국에도 있나?
10년 전에는 없었는데 이제는 있겠지....
한국인이 파는 음식을 한국음식이라고 한다.
먹기 간편하고 조리가 편하고 보기 좋은 음식으로 음식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그러니 우리도 우리 음식이 변질 되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말고 시대에 맞추어 세계에 발 맞추어 바꾸자!



위 사진 설명

이 사진을 보고 잘못 된 점을 지적해 보려고 한다.
우선 미국인들은 음식을 먹을 때 입 속에서 한가지 맛을 맛보기를 원한다. 
떡볶이와 라면은 다른 음식이지만 고추장 소스에 의해서 한가지 맛으로 느낄 수가 있다.
그런데 그 뒤에 있는 반찬들이 이 맛을 격감시킨다.
그래서 이 사진을 보면 솔직한 미국 사람들은"It's disgusting!" 에이, 더러워 이라고 충분히 말할 수 있다.
우리 음식은 어느 음식에나 같은 반찬을 얹어 놓고 먹는다.
그런데 미국인들이 먹는 음식을 보면 잘 어울리는 남녀를 매치 시켜주는 match.com 처럼 서로 잘 맞는 음식이 따로 있다.


posted by 써니의 뉴욕노트 & 잭스피킹 호흡영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