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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본 스크린

닥터 지바고와 사랑받지 못한 남자


지바고의 아내를 만난 라라는 지바고의 아내가 얼마나 아름다운 여자인지, 그리고 둘이 얼마나 서로 사랑하는 부부이고 그 둘 사이에 사랑의 결정체인 아이들까지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러나 운명의 신은 지바고에게 라라를 선택하도록 한다. 임신한 아내를 뒤로 하고 죄의식에 가득찬 지바고가 라라를 방문했을때 라라가 사랑하는 그에게 말한다.  "돌아가라. 처자식이 기다리는 집으로 가야한다." 고.
지바고는 답한다. "난 그렇게 할 수가 없어. 안돼. 내 몸이 말을 듣질 않어."
둘은 부둥켜 않고 열렬히 키스를 한다.




그 고양이(어머니의 정부인 그 남자)는 생선(딸, 라라)을 먹으려고 달려들고, 도망치는 생선에게 자신과의 관계를 어머니에게 폭로하겠노라고 협박한다. 라라의 어머니는 약을 먹고 자살을 시도했다가 달려온 의사의 손에 의해 살려진다. 어머니의 정부에게 라라는 순결을 빼앗겼고 그 남자는 학교가 끝나는 길에 차를 대놓고 라라를 기다린다. 얼른 차에 타지 않으면 옆에 있는 친구들에게 망신을 주겠노라고 하는 말에 마지못해 차에 올라탄다.  그 고양이의 눈에 이 소녀는 생선 한토막으로 보인다. 생선을 보자마자 먹으려고 달려든다. 생선은 먹히지 않으려고 몸부림을 친다. 집에 돌아온 라라는 그 남자가 어머니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있는 모습을  보고 자기방으로 들어간다.  그 남자는 자기가 잠시 말을 좀 하고 오겠노라고 하고 딸의 방에 들어간다. 그 남자가 방에서 나오기만을 기다리던 어머니는, 잠시 뒤에 먹히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생선을  그 고양이가 꿀꺽 삼키는 소리를 듣게 된다. 그 뒤에 전혀 다른 장면이 펼쳐지면서 이 잔인한 장면을 덮는다.  총을 갖게된 라라는 파티장에 있던 그 남자에게 방아쇠를  당긴다. 경미한 상처만 남기고 고양이는 멀쩡하다. 어머니는 다시 자살을 시도해서 끝내 죽고 만다.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그냥 배가 고프면 배를 채워야만 하는 동물같은 인간. 어떤 이는 그런 동물을 사랑하기도 한다. 아니 그런 동물에게서라도 사랑을 받으려고 한다. 동물이 무슨 사랑을 알까?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친구인 그 고양이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닥터 지바고 이다. 마치 운명처럼 지바고에게 라라는 사랑의 대상이 되어 있었다. 아름다운 여인과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행복한 생활을 하지만 운명이란 놈은 그 남자를 전쟁터로 또한 라라를 같은 곳에 가게 만든다.
그 고양이에게 더이상 먹히지 않으려고 소꿉친구와 결혼을 하게된 라라의 첫날밤은 너무나도 처절하기만 했다. 남편은 그녀의 사랑을 통째로 받기를 원했으나 그녀는 그녀를 그에게 다 주지 못했다. '사랑한다고만 여겼던 그에게 왜 나를 다 줄 수 없단 말인가?' 우리가 말할 수 없는 운명같은 그 디테일한 감정을 어찌 다 알 수 있단 말인가?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 남자의 슬픔과 고뇌. 그 남자는 홀로 괴로워한다. 둘 사이에 딸아이를 낳았으나 그 남자는 전쟁터로 떠나갔고 그녀는 남편을 찾으러 전쟁터로 간다. 그러나 만나려 했던 남편은 만나지 못하고 대신 지바고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상처받은 생선은 치료되지 않아 어떤 남자와도 사랑할 수 없을 것으로만 여겼던 그 여자가 온 몸으로 혼을 빼서 사랑하게된 남자, 지바고.
전쟁 속에서, 딸과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 지바고와 함께 있던 그녀만큼 행복한 사람이 있으랴.
그녀의 사랑을 독차지한 지바고는 그녀를 위해 날마다 시를 쓴다.  그 시를 읽는 그녀의 사랑은 더 짙어만 간다.
사랑하는 사람의 육체의 고난을 피해주기 위해 생선을 고양이에게 잠시 맡긴채 홀로 남은 지바고에게 라라의 남편이 찾아온다. 라라의 남편은 그녀가 자신에 대해 이야기 했었다는 지바고의 말을 듣고 흥분해서 "그녀가 정말 나를 사랑했다고 하더냐?" 라고 묻는다, 지바고는 "그렇다."고 아주 낮은 목소리로 답한다. 잠시 뒤에 지바고가 라라를 위해 쓴 시집을 읽은 라라의 남편은 총을 자신의 머리에 겨누고 자살하고 만다. 펑 하고 무언가가 터지는 소리! 사랑이 굶주려 있다 터지는 소리!

그가 자신의 머리를 스스로 폭파하는 것과 러시아의 성들이 붕괴되는 것을 묘사한 아찔한 장면에서 나는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되었다.
사랑? 그 사랑이 그 성들을 다 부수어뜨릴만큼 그렇게도 처절했단 말인가?
사랑받지 못한 남자! 사랑받지 못한 도시!
부인으로부터의 끝없는 사랑과 연인 라라로부터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지바고에 대비해 본다면
그가 아마 그렇게 죽는 편이 그 자신의 비참함을 견디는 것보다 나을지 몰라.
사랑 받지 못하는 것만큼 잔인한 것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버려진 종이, 버려진 그 무엇들은 다 불쌍하다.


posted by Sunny in New York